※ <아무렇게나 너를>(개정판) 도서는 17년도 출간된 동일한 단권의 도서와 같은 작품임을 안내해 드립니다. 이 점 구입에 유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름답게 시작한 하루가, 육두문자를 속으로 지껄이는 날이 될 줄이야.
입사 후 2년여 만에 어렵게 얻은 특별 휴가.
큰맘 먹고 비싼 스위트룸도 예약을 했건만
휴가 당일, 상사의 지시로 손님, 한수현을 데리러 간다.
“사장님 지시로 왔습니다.”
“나를 차에 태운 이상은 내 지시대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뺑뺑이 돌리는 것도 아니고,
하루는 강원도로, 하루는 서울로.
길에서 시간을 보낸 끝에 드디어 끝인가 싶었으나
한수현이 또 그녀를 붙잡고 만다.
“되게 이상한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후회할 말은 하는 게 아니야.”
“같이, 후회해 볼래?”
“……좋아.”
가능하면 서울에서 아주 멀리 가라는 수현의 지시에
희수는 에라 모르겠다, 핑계 김에 제가 휴가차 머물려던 호텔로 오고
그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키기 위해 한방을 쓰는데…….
그 짧은 밤 이후 여름이 지나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서로와 재회한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케이워크> 관리자 윤희수입니다.”
“점장 한수현입니다.”
기분 탓일까.
악수를 청하려고 내민 손바닥에 그의 손가락이 닿자
여름 한낮보다 뜨겁고, 여름의 그늘 밑보다 더 서늘한
가을이 시작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