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종의 발에 짓밟혀 한낱 핏물이 되며
삼류 용병 엘리엇은 죽음을 맞이했다.
직후 암전과 함께 눈을 떴을 땐 허름하기 짝이 없는 막사 안이었다.
그것도 후작들의 자존심 싸움이 극대화된 10년 전쟁의 한복판.
다시금 주어진 인생을 살며 엘리엇은 깨달았다.
제대로 살지 못하면 비참한 결말에 사로잡혀
시궁창에 떨어진 꽃잎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생과 회귀라는 희귀한 클리셰의 중복도 안식을 보증하지 않음을.
그렇게 그는 아늑한 시절을 함께한 펜을 버리고 검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