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남주가 질투에 눈이 먼 나머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제 누나이자 여주인공을
감금하기에 이르는 19금 피폐물 소설 속에 환생했다.
문제는 내가 서브 남주의 소꿉친구로 환생했다는 거다.
그것도 여주인공을 도우려다 흑화한 녀석에게 죽임당하는 역할로!
지금부터라도 이놈이 시스콤이 되는 걸 막아야 그 끔찍한 미래를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난 소꿉친구의 흑화를 막기 위해 발버둥 쳤다.
“루시, 거기서 뭐 해?”
“저리 가! 넌 보면 안 돼!”
여주가 고백받는 장면을 못 보게 막는다든가…….
“누님이 꽃을 받아 왔더라.”
“여, 여자가 준 거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건 기본이었다.
*
원작을 비틀기 위해 내 어린 시절 전부를 할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왜…….
“돌아가자, 네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 내 방이잖아.”
왜 네 누나 말고 나를 감금하려고 드는 거야……?
“네 발목 한 번 물게 해 줘. 그럼 여기서 나가게 해 줄게.”
물리면 내가 어디서 뭘 하는지 네 머릿속에 고스란히 들어가잖아!
그러나 이미 맛이 간 녀석에게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렇게 소꿉친구의 흑화를 막지 못한 것도 모자라, 내가 감금당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