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에서 가장 무서운 직업이 뭔지 아는가?
어그로 끄는 탱커? 다 죽이는 딜러? 아니다.
바로…… 빡친 힐러다.
파티원들의 몸에 피가 마를 날이 없게 해준다는
국내 유일의 S급 힐러 차은채(특: 노빠꾸 스트라이커).
모든 길드가 원하는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소속되어 있던 길드에서 탈퇴해 버린다.
“은채는 이제 자유로운 힐러예요!”
그렇게 거대 길드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버리고 행복을 찾아 떠난 차은채.
그녀가 새로 가입한 길드는 길드 랭킹 저 아래에 있는 웬 듣보잡?
게다가 그 길드의 마스터는 헌터업계에서 ‘쓰레기’라고 불리는 민폐캐라는데…….
그를 아는 모두들 차은채가 금세 원래 길드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차은채의 소속은 바뀌지 않았다.
***
[성좌 ‘모든 길을 비추는 태양’이 쟤 왜 스킬을 저렇게 쓰냐며 비웃습니다.]
[성좌 ‘만월의 사냥꾼’이 우리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며 ‘모든 길을 비추는 태양’의 엉덩이를 걷어찹니다.]
이때다 싶어 끼어드는 성좌들을 무시한 차은채는 단지 물끄러미 설이온을 바라보았다.
그의 활에서 쏘아져 나간 화살은 몬스터를 속박하던 사슬을 부쉈고, 그 덕에 풀려난 몬스터가 다시 자유롭게 파티원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은채는 낙담한 이온에게 해줄 말을 신중하게 골랐다.
그리하여 선택된 말은…….
“설이온.”
“예…….”
“그 목 위에 있는 거 무거우면 떼어줄까?”
“괜찮습니다…….”
힐러(물리)의 발언에 이온은 가만히 얼굴을 감싸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