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강호]는 일종의 코믹 무협소설이다.
또한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독보강호]는 정통류(正統
類)가 아니라 기정류에 속한 작품으로 천편일률적인
주인공의 초지성(超知性),절세미남, 무공기연의 틀을
벗어나 파격적인 구성을 표방하고 있다.
주인공은 천치에 가깝게 묘사되고 있으며 용모도 지극
히 평범한 인물이다. 그러나 주인공의 우직함과 바보
스러움은 무림의 위선을 벗기며 포복절도할 웃음과 풍
자를 보여줌으로써 독특한 스타일을 일궈낸다.
오늘날 현대인은 웃음을 잃고 산다. 첨예한 경제전쟁
과 능력지상주의로 인해 삭막한 환경 속에 내던져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본저가 하나의 청량제가 되
어 독자들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맛보기>
* 제1장 내 이름은 노팔룡(魯八龍)
①
"으아- 아아아아- 아아악--!"
한 사나이가 미친듯이 질러대는 고함소리가 계곡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이곳은 황룡산(黃龍山)의 한 이름 없는 산곡.
이십여 세 가량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일신에는 낡디 낡은 베옷을 입고 있어 한눈에도 그가 초부(樵夫)나 한촌의 시골뜨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헌데 그는 지금 아무렇게나 잘라 만든 나무막대기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마구 휘두르며 산곡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그같은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 아닌가?
그때였다.
"아니, 저 놈이 또 미쳤네?"
산곡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하나의 동혈(洞穴)이 뚫려 있는 바, 지금 막 그 동굴 입구에서 초라한 노인이 눈을 비비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노인은 청년의 모습을 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급기야 노인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쉴 새 없이 고함을 질러대는 청년을 향해 소리쳤다.
"이놈! 팔룡아! 제발 잠 좀 자자!"
팔룡(八龍)? 그것이 괴청년의 이름이었던가?
그러나 청년은 여전히 나무막대기를 휘두르며 고함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연속 질러대고 있었다.
노인은 화를 벌컥 냈다.
"이놈--! 이젠 사부의 말도 들리지 않는단 말이냐?"
청년은 그제야 동작을 멈추었다. 그러나 볼이 잔뜩 부어 오른채 한껏 불만스런 음성으로 툴툴거리는 것이었다.
"사부님! 오늘만은 제발 제자를 가만 놔두십시오."
"뭐. 뭐라고?"
노인이 기가 막혀 역 팔자(八字)의 빗자루 눈썹을 치키는데,
"전 죽어도 오늘밤 안에 사부님이 전수해 주신 진우주 천상천하 유아독존검법(震宇宙 天上天下 唯我獨尊劍法)의 진수를 깨닫고야 말겠습니다!"
진우주... 뭐라는 검법인가? 기절초풍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