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茫茫大海).
보이는 것이라곤 그야말로 온통 푸른색이다. 다만 수평선과 그 인근에 드문드문 깔린 솜털구름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말해 줄 뿐이었다.
그 단색의 세계를 가로질러 배 한 척이 외로이 떠가고 있었다.
배는 넓은 바다를 왕래하는 여객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선은 더욱 아니었다. 배는 일반적으로 바다에 떠다니는 것들과는 달리 좀 묘한 구석이 있었다. 여객선이라기엔 배 자체가 너무 작았을 뿐만 아니라 달리 지어진 객실도 없었다. 그렇다고 어선이라고 보기엔 있어야 될 것이 없고 없어야 될 것이 있었다. 어떤 어구(漁具)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그랬고 기형적으로 넓은 선미(船尾) 갑판에 있는 붙박이 탁자와 의자, 그리고 그것의 위를 가린 나무를 공들여 깎아 만든 목차양(木遮陽)이 그랬다.
바다에서 이런 종류의 배를 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이 배는 강안(江岸)이나 해안(海岸)을 돌며 유람객을 태워주는 연안유객선(沿岸遊客船)이기 때문이다. 연안유객선이라고 대해에 나오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 보통의 경우 그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배가 작은 것도 그랬지만 구조 자체가 대해의 풍랑과 물길을 견디고 헤쳐 나갈 능력이 없는 것이다.
제1장 장강지류
제2장 급류
제3장 드러나는 음모
제4장 뜻밖의 전개
제5장 불청객
제6장 정원평
제7장 신위
제8장 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