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 이름 없는 사내가 자아(自我)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旅行記)가 시작된다!
나에게는 세 가지가 없다.
그것들은 살아 가는 데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고,
또 정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들이다.
우선 나에게는 이름[名]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해진 이름이 없어
마음내키는 대로 얼마든지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눈물[淚]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나에게는 친구[友]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나에게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소한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인해서
나는 내 서른 평생 가운데 가장 큰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