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일일이 설명해주고 싶은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갈증이 나서.”
순식간에 좁혀진 거리에 피할 틈도 없이 눈을 꽉 감았다.
감독이 최고의 배우를 섭외하기 위해 자리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이었다.
충무로의 스타 감독, 강은기를 만났을 때만 해도 아무런 의심이 없었다.
그가 욕망을 품은 눈동자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전에는.
“그렇게 입을 막으면 키스를 못하잖아.”
그런데 뭐지, 이 당당함은?
“내가 급하다 했잖아. 갈증이 나 미치겠으니 협조 좀 해.”
집어삼켜진다는 위협적인 느낌과 함께 다가온 것은
예상치 못한 날카로운 통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