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웅장한 악기를 관통하며 나오는 환상적인 로맨스.
그 감미로운 선율이 태영의 귓바퀴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연주가 클라이맥스에 달하자 남자의 머릿결이 굽이쳤다.
‘저 예술가의 두 귀와 눈. 휘몰아치는 저 손가락을
오롯이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다.’
태영은 뜨거워지는 몸을 어쩌지 못해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아, 왜 이렇게 급해요.”
“내 기분 맞추려던 거 아니었어?”
“……조금만 천천히요.”
태영은 초조해 미칠 것만 같았다.
‘더 듣고 싶어, 조금만 더.’
이 순간 저 격정적인 손가락이 피아노가 아닌
자신의 몸을 연주해 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만 나가자.”
“싫어요. 더 할래요.”
“……더 하면, 여기서 눕힐 것 같아서 그래.”
그의 손끝에서 차오르는 환희!
매일 그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작품 키워드>
비밀연애, 갑을관계, 사제지간, 나이차커플, 첫사랑, 재회물, 후회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