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 그룹의 미운 오리 새끼, 집안의 골칫거리 사생아.
인간 정유연을 정의하자면 그랬다.
평생을 꼭두각시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이야, 부인.”
첫날밤을 보낸 직후 해외로 떠난 남편이 돌아오기 전까진.
“……아내 역할은 성실하게 수행할 거예요.”
“원하는 건?”
“유학. 유학 보내 주세요.”
자유를 얻기 위해 시작한 거래.
그러나……
“올라와.”
“네?”
“내 위로 올라오라고. 우리 서로 주고받아야 할 게 있는 사이 아닌가?”
유연의 예상과 달리 수혁이 요구하는 아내의 역할은 점점 과감해져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