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끝이 파국이었다는 걸 잊은 것처럼,
차연우는 8년 만에 되돌아왔다.
그에게 신겨울은 나쁜 년이었고,
그녀에게 차연우는 아픈 첫사랑이었다.
만약 언니의 복수가 아니었더라면,
그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았을 그런 관계.
“한 번 갖고 논 장난감 이참에 재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잖아.”
*
8년 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미치도록 야한 얼굴.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그의 앞에서만 독점될 얼굴이었다.
그가 길들여 왔던 만큼, 겨울이 여전히 연우의 손길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느끼는 것에 짜릿함이 몰려왔다.
그래. 여태껏 내가 어떻게 만든 몸인데…….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겨울의 말에 그의 흔들림이 잠시 멈추었다.
하, 누가 누굴 걱정해.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너 오늘 잠 못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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