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많은 거 중에 왜 하필 인형인데!?”
나는 못생긴 인형에 빙의했다.
그것도 최애의 인형이 된 죄로 조무래기 악역 엑스트라에게 찢겨 죽는 인형.
그래서 팔리기 전날, 야반도주를 하리라 결심했는데……!
“엄마야!”
사람으로 변했다?
하찮은 인형 엑스트라치고는 과한 설정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앞에서 걸리적거리지 말고, 저리 비켜.”
최애인 흑막, 칼리온과 만났다.
그것도 아직 흑화 전인 어린 시절의 그 말이다!
결국 그 계기로 도망친 보람없이 그의 인형이 되어 버렸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최애의 흑화를 막기로 마음먹었다.
인형일 때와 사람이 될 때를 적절히 이용하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사람이 맞아? 조각이 걸어 다니는데?”
“아무래도 신이 내게 줄 외모를 칼리온한테 다 준 모양이네.”
“얼굴만 봐도 재미있어.”
물론, 그 전에 최애를 향해 주접도 적당히 떨어줄 필요가 있지.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인형이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넌 가끔 내가 네 말을 듣고 있다는 걸 잊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
아, 여기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