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무예(實戰武藝)의 한계는 어디일까?
늘 생각하는 문제이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사람의 정신은 무한한 것이고 몸도 단련하면 금석을
깰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정으로 의구심이 생기
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인 것 같
다.
소림(少林)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보니 막연했다.
소림은 너무도 많이 다루어진 소재였고 또한 적잖은
내용이 알려진 탓이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숙하게 파
고들어가 소림에 존재했던 무공을 찾아보기로 했다.
쉽지는 않았다.
인도(印度)에 소림의 무공이라고 하는 것이 전해졌을
때는 무공이라고 하기보다는 호신술(護身術)이었으며
몸을 보호하고 몸의 대사를 조절하기 위한 체조(體操)
와 같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고,
이 글을 쓰게 된 원동력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스토리를 잡았었지만 쓰면서 점점 강
한 사람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는 욕심을 밝혀두고 싶
다.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져 오래도록 몸을 단련하는 방
법으로 사용되었던 적지 않은 무공의 수련 과정을 인
용, 혹은 배경으로 사용한 것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
지만 진정한 무공수련의 방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 보
고 싶었다.
불문(佛門)을 이야기의 바탕으로 삼는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선지식을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깨달음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많은 불경을 뒤져보아도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명색이 불교와 오래도록 접했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것도 느꼈다. 너무도 깊고 심오하
여 불가의 사상을 표현하려 하는 부분에서 무리가 있
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망설인 곳도 있
었다.
어차피 이야기는 가설에서 시작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가설에서 시작했고 가설에서 끝내려
한다. 다만 좀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며 많은
것들을 보여 주고자 노력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몇 권의 참고 자료를 구할 수 있었다
는 사실이었다. 소림에 대한 자료는 많이 나와 있지만
연혁과 무공을 익히는 방법에 대해서 상세히 나와 있
는 책은 드물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승려로서 중국 하남성 소림사에
가서 소림무공을 익혔던 종도신(宗道臣)이 1970년대
말 출판했던 '소림사권법'을 구할 수 있어 많은 도움
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