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눈과 황실의 피를 바치면, 네게 영생을 주겠노라.]
황가에만 전설처럼 내려오는 말이었다.
지금껏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저주.
책으로 볼 땐 그저 흥미로웠던 설정 중 하나.
그 대상이 내가 되었을 때의 기분을 서술하시오.
“절대로 당신 손에 죽지 않아!”
자기 딸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줄도 모르고.
누구보다 혐오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이 몸의 친아버지, 까이유 백작.
원작대로라면 리사 까이유는 ‘붉은 눈의 저주’에 단명하고 만다.
보랏빛이 감도는 이 적안이 그 증거.
누가 그렇게 둘 줄 알고.
난 아득바득 살아남을 거야.
원작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이 저주의 비밀을 풀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야 말리라.
그런데 일찍이 죽었어야 할 인물이 살아남아서일까.
원작이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나랑 약혼해.”
리사의 소꿉친구이자 <붉은 꽃>의 서브 남주, 가르시아가 나에게 청혼하고,
“같은 제물끼리 합심하자며. 조금 더 가까워져야 하는 거, 아니었나?”
명색이 메인 남주인공이란 황자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리사, 이제야 알았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언니를 지킬 거야!”
동생이자 원작의 여주인공인 레나는 나를 지키려고만 한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