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무패 우승의 영광을 안자마자 그대로 도망쳤다.
누구에게도 행방을 알리지 않고 아주 먼 지역으로 이사까지.
조용히 3년이 흘러갔으니, 앞으로도 영영 마주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비웃는 놈들 헤드 내가 다 딴다. 알지?’
“안녕? 오랜만이다.”
그때 승리의 주역이었던 남자가 지금 내 앞에 있었다.
“이거 너냐?”
“응?”
“이거, 너냐고. 준준.”
PC방 점유율을 휩쓸고 게임 매거진을 독점한 게임.
누가 봐도 갓겜. 완전 대세작.
<헤븐원>의 랭킹 페이지 최상단이 눈앞에 들이밀어졌다.
“힐러로 딜 넣는 변태에, 랭 2위인데 친추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음.
게다가 사는 곳도 너랑 겹치는 거 같고. 근데 아니라고?”
랭킹 1위 ‘디노’, 윤우현이 물었다.
분명 처음부터 다 알고서 하는 말이었다.
프로 게임단에서 쓰던 닉네임은 ‘서서’.
얼마 전 시작한 게임에서 쓰는 닉네임은 ‘준준’.
그리고 내 이름은, 서준서.
……나 혹시 등신인가?
“또 도망가기만 해 봐.”
“미안하다고 했잖아…….”
“미안한 사람이 게임 한 번도 같이 못 해 줘?”
까짓거 한 판만 빨리 해 주고 튀자.
< 단 하나의 왕좌, 헤븐원 >
새하얀 빛과 함께,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