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눈떠 보니 빙의했더라.
이런 소설 같은 이야기가 내게도 일어났다.
연애 한번 못 해 보고 일만 했던 나는
새드 엔딩 소설 《용은 세상 끝에 저물고》의 악녀로 빙의했다.
황태자의 약혼녀, 비비아나.
이대로 있으면 용의 폭주에 휘말려 죽고 만다.
“비비아나, 너와 파혼을 신청한다!”
“파혼이라고요……?”
때마침 황태자에게 파혼을 당한 비비아나.
오히려 좋아!
드디어 원작에서 안전하게 퇴장하고 한적한 시골에, 꿈에 그리던 카페를 열었다.
그런데, 저 남자가 왜 여기에 있지?
‘이 남자는 왜 여기 있는 거야! 절대로 수도를 떠나지 않는다는 설정이었잖아!’
칼 드라이언.
여러 번의 격세유전 끝에 인간의 몸뚱이에도 불구하고 가장 용에 가까운 남자.
그리고 나중에 폭주해서 제국을 멸망시킬
원작의 악역이, 어째서, 왜 내 눈앞에 있는 건데?